
서울 신정동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된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 발생 20년 만에 특정됐다.
2005년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실체가 20년 만에 수면 위로 드러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일 방송을 통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던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전말과 유력 용의자 장 씨의 정체를 추적한다. 사건 당시 범인이 남긴 단서가 거의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으나, 발전된 과학수사 기법이 굳게 닫혀있던 진실의 문을 열었다.

2005년 6월 7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한적한 주택가에서 충격적인 시신이 발견됐다. 쌀 포대 안에 담긴 시신은 20대 여성 권 양이었다. 권 양은 현충일이었던 전날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못한 상태였다. 범인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에 쌀 포대를 씌우고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 유기했다. 잔혹한 범행 수법에 성범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장에서는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인 같은 해 11월 21일, 신정동의 또 다른 주택가 주차장에서 두 번째 시신이 발견됐다. 피해자는 40대 주부 이 씨로, 이 씨 역시 돗자리와 대형 비닐봉지에 겹겹이 싸인 채 버려져 있었다. 휴일 오후 신정역 인근에서 사라진 뒤 끈으로 묶여 포장된 형태로 발견된 두 피해자의 모습은 동일범의 소행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범인은 현장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2020년에야 잡혔다. 경찰이 보관 중이던 피해자들의 유류품을 재감정하는 과정에서 신원을 알 수 없었던 남성의 DNA가 검출된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경찰은 광범위한 대조 작업을 벌였다. 서울청 광역수사단 김장수 형사는 수사 대상자 23만 1,897명 중 생존해 있는 1,514명까지 일일이 대조 작업을 거쳤으며, 과정에만 4년 이상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끈질긴 추적 끝에 경찰이 지목한 인물은 당시 신정동의 Y빌딩에서 건물 관리원으로 근무했던 60대 장 씨였다. 장 씨는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뒤로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두 얼굴의 살인마였다. 하지만 수사팀과 유가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유력 용의자 장 씨가 이미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위기에 처한 사건 앞에서 진실을 규명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용의자가 사망해 사건의 구체적인 동기와 과정을 듣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제보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제보자 최은진(가명) 씨는 2006년 2월, 장 씨로부터 납치당해 목숨을 잃을 뻔했던 끔찍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최 씨는 당시 장 씨가 자신을 붙잡고 지하실로 끌고 가려 했으며, 저항하는 과정에서 배꼽 부위를 칼에 찔렸다고 증언했다. 최 씨의 몸에는 아직도 날카로운 흉터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단순한 미제 사건의 해결 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우리 주변에 숨어있던 '괴물'의 실체를 파헤친다. 건물 관리원이라는 직업을 이용해 주변의 의심을 피하고, 치밀하게 시신을 유기했던 장 씨의 범행 수법을 면밀히 분석한다. 또한 장 씨가 저지른 범행이 밝혀진 두 건 외에 더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적한다.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묻혀있던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468회의 방송시간은 12월 20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이다.








